“분단 상황의 극복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지 못 하고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하고”(2000년 대 희년 과거사 반성 “쇄신과 화해” 중)
비극의 포성이 멎은 지 50년, 한반도에는 다시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3자회담, 6자회담 등 대화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붕괴를 겨냥한 ‘작계5030’, 일본 사세보 기지에 ‘원정공격대를 신설’, 신속기동여단인 ‘스트라이커’부대를 창설하는 등 북한에 대한 봉쇄와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군사행동과 경제 제재는 전쟁행위라며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시카고대학의 커밍스 교수와 <코리언 엔드게임>의 저자 셀리그 해리슨은 “부시대통령이 2004년 대선에서 재선되면 한반도내에서 전쟁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오마이03.6.23, 연합03.7.28)했고, 제임스 울시 전 CIA국장과 토머스 매키너니 전 미공군참모차장은 월스트리저널에 실린 공동기고문에서 6자회담 합의는 아무것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면서 “제2의 한국전쟁에 대비해야”한다(한겨레 인터넷판 03.8.4)고 주장하는 등 내년에 치러질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는 매우 빠르게 위기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만일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임을 당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기에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막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평화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도우심으로 정의와 사랑 안에서 평화를 견고하게 하고 평화의 수단을 강구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과 협력하도록 촉구하고자 합니다.”(사목헌장77항 이하“사목”)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적대 세력간의 균형 유지만도 아니며, 전제적 지배의 결과도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평화는 정의의 실현인 것이다. 인간사회의 창설자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사회에 부여하신 질서, 항상 더 완전한 정의를 갈망하는 인간들이 실현해야 할 그 질서의 현실화가 바로 평화”(사목78)이기에 “평화는 결코 한번에 영구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인간이 야욕을 다스리고 권위의 감독을 받도록 요청”(사목78)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권위를 이어받으신 “주교님들은 자신의 교도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주교교령12항 이하“주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잘 아시다 시피 이는 “교도 임무는 주교들의 임무 가운데 첫째가는 것이며, 주교들은 성령의 힘 안에서 사람들을 신앙으로 부르고 또 산 신앙으로 굳건하게 하여야 하며, 그리스도의 신비전체 곧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그 진리를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로써 영원한 행복을 얻도록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길도 가르쳐야 한다”(주교12)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와 전쟁, 모든 민족의 형제적 공존 등 중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주교12)그들이 “신자이든 비신자이든 모든 사람에게 교회의 어머니다운 염려를 보여주며,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특별히 배려하여야 한다. 주님께서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주교들을 보내셨다.”(주교13) 고 되어 있기 때문에 말 입니다.
감히 주교님들께 호소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지도층들은 다른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문제를 맡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찌하여 우리나라의 문제를 남의 손에 맞기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제는 주체의식을 가지고 자기 민족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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