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
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
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곳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 주변 모든
지방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병든 이들을 모두 그분께 데려왔다.
그리고 그 옷자락 술에 그들이 손이라도 대게 해주십사고
청하였다. 과연 그것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등 대 (프란치스코)
◆실크로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막이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 이글거리며 타오르던 끝없는 사막이 떠오른다. 그 옛날 사막은 삶과 죽음의 경계였다. 부를 추구하던 대상들과 진리를 찾아 천축을 오가던 스님들은 이런 죽음의 땅을 넘나들었다.
사막 한가운데 차를 세우고 잠시 서 있었다. 고비사막의 황량함과 적막감 속에서 인간 존재의 미미함 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하늘과 사막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초월자의 움직임 외에는 그 무엇도 무화(無化)되고 마는 죽음의 땅 한가운데에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아득한 먼 옛날부터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 떨림에 사로잡혔다.
끝없이 펼쳐지는 그 벌판 위에서 나는 내 인생의 삼십대 초입에 들어섰던 사막을 돌아보았다. 그 어디에도 오아시스는 없을 것 같던 그 절망감을 떠올렸다. 그러나 나는 그때 그 사막이 있었기 때문에 미처 찾아내지 못했던 내 삶의 족적을 재발견하고 모래 속 깊이 숨겨진 시간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그동안 헛되이 쫓았던 욕망의 신기루를 떠올리며 누추했던 자신과도 만날 수 있었다. 그 죽음 같은 시간은 사막의 유목민들처럼 나름대로의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예수님 또한 홀로 거기 계심으로 하느님을 만나 그분 섭리를 발견하고 재인식하곤 했을 것이다.
실크로드의 아름다웠던 여행길이 꿈결처럼 떠오른다. 어쩌면 나는 지금도 사막 한가운데 서서 신기루를 쫓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가끔씩은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 앞에 홀로 서야 할 것이다.
박혜원(경남 거창고등학교)
1170년 스페인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도미니코 성인은 24세 때 사제가 되었습니다.
성인은 설교와 종교 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도미니코 수도회를 세우고 호노리오 3세
교황에게 ‘설교 수도회’로 승인받았습니다. 또한 도미니코 제2회인 여자 수도회와
재속 수도회도 설립한 성인은 1221년에 선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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